보이지 않는 인플레이션 ‘슈링크플레이션’…소비자들, 정보 공유와 합리적 소비로 맞대응
최근 식품과 생활용품 시장에서 가격 대신 제품 용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현상이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기업들이 가격 인상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내용물의 양이나 크기를 줄이는 전략을 택하면서, 소비자들은 이를 ‘보이지 않는 인플레이션’이라고 부른다.
전문가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 증가 등으로 기업의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시장 분위기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가격은 그대로, 내용물은 줄어드는 ‘슈링크플레이션’
슈링크플레이션은 제품 가격을 올리는 대신 용량, 중량, 개수 등을 줄이는 방식으로 실질적인 가격 인상을 하는 전략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과자 봉지 크기는 그대로 두면서 실제 내용물을 줄이거나, 음료 용량을 500ml에서 더 작은 용량으로 줄이는 방식 등이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표가 그대로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변화를 인식하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가격을 직접 올리면 소비자의 반발이 즉각적으로 나타나지만, 용량을 줄이는 방식은 상대적으로 저항이 적다는 점에서 기업들이 선택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한다.
소비자들, 온라인에서 ‘슈링크플레이션’ 추적
하지만 디지털 환경이 발달하면서 소비자들의 대응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제품 용량 변화를 비교하거나 과거 제품 사진과 현재 제품을 대조하는 게시물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은 제품 포장에 표시된 중량(g)이나 용량(ml) 정보를 확인하며 변화 여부를 공유하고 있다. 이런 정보가 빠르게 퍼지면서 기업의 제품 변화가 이전보다 쉽게 알려지는 상황이다.
‘단위 가격’ 따지는 소비자 증가
소비자 행동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단순히 가격만 보는 것이 아니라 단위 가격을 기준으로 제품을 비교하는 소비 방식이 확산되는 추세다.
예를 들어 가격이 같은 두 제품이라도 용량이 다르면 실제로는 단위 가격에서 큰 차이가 발생한다. 소비자들은 이런 계산을 통해 더 합리적인 선택을 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대형마트와 일부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100g당 가격이나 1L당 가격을 표시하는 방식이 늘어나면서 이러한 소비 방식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불매 움직임과 대체 제품 선택도 증가
일부 소비자들은 용량 감소가 확인된 제품에 대해 구매를 중단하거나 대체 브랜드를 찾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SNS에서는 특정 제품의 용량 감소 사례가 공유되며 기업의 가격 정책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기도 한다. 이런 움직임은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도 소비자 반응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또한 대형마트 자체 브랜드(PB) 상품이나 대용량 제품으로 소비가 이동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정보가 소비자의 힘이 되는 시대”
전문가들은 과거와 달리 소비자들이 다양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되면서 시장의 균형이 변화하고 있다고 본다.
경제 분석가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덕분에 소비자들이 제품 변화를 빠르게 파악하고 공유할 수 있게 됐다”며 “기업 역시 가격 정책을 세울 때 소비자 반응을 더욱 신중하게 고려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됐다”고 말했다.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슈링크플레이션과 이를 감시하는 소비자 행동은 앞으로도 유통 시장의 중요한 이슈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